쿡스토브 크레딧, 탄소 크레딧 발행량 중 5% 차지
쿡스토브는 개발도상국의 온실가스와 대기오염물질을 감축하는 중요한 수단으로, 탄소 상쇄 효과를 인정받은 탄소배출권이 자발적 탄소시장(Voluntary Carbon MarketˑVCM)에서 거래되어 왔다.
다만, 자발적 탄소시장의 신뢰성 문제도 지속적으로 대두되어 왔다. 자발적 탄소시장에서는 탄소 상쇄를 통해 탄소배출권을 제공하는데, 탄소 배출량 감축 정도를 측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2023년 5월 유럽의회는 기업의 탄소 상쇄를 통한 탄소 감축 주장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쿡스토브 크레딧이 실제 효과의 10배로 발행됐다는 연구가 나와 VCM은 또다시 신뢰성에 타격을 입게 됐다.
UC버클리 연구, 쿡스토브 탄소 상쇄 효과의 과대 추정...
탄소 크레딧 10배 과잉 발행
23일 네이처가 발행하는 학술지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리티에 게재된 UC버클리 연구진의 ‘쿡스토브 탄소 상쇄 방법론의 만연한 과다 크레딧 부여(Pervasive over-crediting from cookstove offset methodologies)’ 논문에 따르면, 쿡스토브 크레딧의 상쇄 효과는 10배가량 부풀려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UC버클리 연구진은 쿡스토브의 탄소 상쇄를 계산하는 방법론에서 쿡스토브의 온실가스 배출량 절감 효과에 대해 과도한 낙관론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재생 불가능한 바이오매스 비율, 숯과 땔감의 등가량, 쿡스토브 사용 전환 비율, 쿡스토브 사용 전후 연료 소비량 등을 검토한 결과, 주요 크레딧 산정 방법론과 불일치하는 부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다섯 가지 주요 쿡스토브 탄소 상쇄 방법론을 종합적으로 분석했을 때, 시장의 40%에 해당하는 표본에 대해 실제 상쇄 효과에 비해 9.2배 많은 크레딧이 발행됐고, 전체 시장으로는 10.6배 많은 크레딧이 발행됐다고 추산했다.
연구진은 쿡스토브 보급사업 자체는 기후, 에너지, 보건, 젠더, 빈곤, 삼림 벌채 등 다양한 지속가능발전목표(SDG)에 기여할 수 있으나 프로젝트의 배출 감축량은 시장의 신뢰를 위해 정확하거나 보수적으로 추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연구 결과에 대해 탄소배출권 인증기관인 베라와 골드 스탠다드는 연구의 증거가 도출된 결론을 뒷받침하지 못한다고 주장하며 이의를 제기했다. 베라는 2023년 1월에도 인증한 REDD+ 탄소 크레딧의 94%가 실제 탄소 감축 성과가 없는 유령 크레딧이라는 비판 받은 바 있다.
전체 발행량의 5% 차지하는 상쇄 크레딧...
실제 감축량과 일치해야
버클리 탄소 거래 프로젝트의 통계에 따르면 쿡스토브 크레딧은 주요 발행기관(ACR, CAR, GOLD, VCS)의 탄소 크레딧 발행량 중 5%를 차지한다. 쿡스토브는 REDD+(열대우림 보존 프로젝트)와 풍력발전, 수력발전, 산림경영개선, 태양광 발전으로 생성된 탄소 크레딧의 뒤를 이었다.
파이낸셜 타임스가 세계 최대 탄소배출권 인증기관 베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독일 전력회사 이온, 에너지기업 셸, 항공사 이지젯과 영국항공이 쿡스토브 크레딧을 가장 많이 구매하는 기업들이었다.
지난달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시장 시장조성자(LP)로 선정된 NH투자증권도 작년 9월 SK임업과 함께 동티모르에 쿡스토브 20만 대를 보급해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쿡스토브 보급은 작년 11월 21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탄소배출권 전문기업 에코아이의 대표적인 사업이기도 하다. 에코아이는 상장 공모자금을 활용해 미얀마와 방글라데시에 쿡스토브 150만 대를 추가로 보급하고, 우간다와 케냐에도 2026년까지 쿡스토브 보급을 확대할 예정이다.
연구를 지지한다고 밝힌 쿡스토브 회사 ATEC의 CEO 벤 제프리스는 "쿡스토브 크레딧 시장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하려면 '1톤의 배출량 감축으로 생산된 크레딧이 실제 감축량 1톤'임을 확인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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