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상쇄 프로젝트 대부분이 효과가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19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은 비영리단체 기업책임(Corporate Accountability)과 세계 50대 프로젝트를 분석한 결과, 78%인 39개가 '쓸모없는(Junk)' 프로젝트였다고 보도했다.  

탄소상쇄란, 온실가스 배출기업이 이를 상쇄하기 위해 외부의 온실가스 감축실적(탄소배출권, 크레딧)을 사오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탄소상쇄 프로젝트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 픽사베이
대부분의 탄소상쇄 프로젝트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 픽사베이

톱 50개 탄소상쇄 프로젝트, 대부분 가치 없거나 효과 과장돼 있어

올해 초 에너지기업 셸과 보스턴컨설팅그룹(Boston Consulting Group)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자발적 탄소시장은 2021년 약 20억달러(약 2조6604억원)에서 2030년 최대 400억달러(약 53조208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항공사, 패션업체, 에너지기업 등 많은 기업들은 자발적 탄소시장에서 탄소배출권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온실가스 저감 노력을 대내외적으로 내세워왔다.

그러나 최근 가디언과 기업감시단체 '기업책임'이 세계 50대 탄소상쇄 프로젝트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가치가 없거나 효과가 과장돼 있었다.

50개 프로젝트 중 39개(78%)는 실제적인 탄소감축 효과가 거의 없었으며, 8개(16%) 프로젝트의 기후효과는 기대 수준보다 낮았다. 나머지 3개(6%) 프로젝트에서는 탄소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실질적인 증거를 찾을 수 없었다.

가디언은 이러한 ‘쓸모없는’ 프로젝트가 판매한 탄소배출권 액수가 총 11억6천만달러(약 1조5430억원)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50개 프로젝트에는 개발도상국의 산림 계획, 수력발전 댐, 태양광 및 풍력발전소, 폐기물 처리 및 친환경 가전제품 계획 등이 포함돼 있다. 비슷한 유형의 프로젝트들이 자발적 탄소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한다는 것을 고려할 때, 현재 거래되는 탄소배출권 대부분은 효과가 과장되거나 없을 가능성이 높다.

구체적인 사례 중 짐바브웨의 숲 보존 프로젝트는 탄소배출 감축량이 5배에서 최대 30배 과장됐다. 브라질 아마존의 텔레스 페레스댐, 인도 히말라야의 카참 왕투댐 등은 수력발전으로 인한 재생에너지 생산과는 별개로, 탄소감축에는 기여하지 못했다. 케냐 서부에서 진행된 가정용 정수 필터 제공 프로젝트 또한 필터 사용률을 과장해 기후효과를 부풀렸다.

사례 중에는 탄소포집 활용 및 저장(CCUS) 프로젝트도 있었다. 미국 와이오밍주엑손 모빌 슈트 크리크(Shute Creek) 프로젝트는, 포집한 이산화탄소 대부분을 대기 중으로 방출시키거나 다른 화석연료 기업에 판매, 석유 시추 작업에 기여하고 있었다. 석유 시추 과정 중에는 이산화탄소를 지하 저류층에 주입해 압력을 높여 석유 분출을 개선시키는 EOR(Enhanced Oil Recovery) 단계가 있는데, 이 과정에 애써 포집한 탄소를 판매해온 것이다. 와이오밍주의 CCUS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CCUS 프로젝트 중 하나로, 국가 보조금도 지원받은 바 있다.  

연구진이 분석한 50개 프로젝트 중 3분의 2인 32개는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탄소표준 기관 베라(Verra)가 인증했다. 연구에 따르면, 32개 중 28개는 효과가 없었으며, 나머지 4개의 기후효과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연구진은 베라 외에도 다른 인증기관도 비슷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UN이 주도하는 청정개발체제(CDM), 스위스에 본사를 둔 골드 스탠다드 레지스트리(GSR)가 인증한 프로젝트의 상당수도 기후효과가 없거나 과장돼 있었다. 

 

개발도상국, 기후자금 조달 목적으로 탄소상쇄 프로젝트 이용...

탄소상쇄, "기후완화 해결책 아니다"  

최근 많은 개발도상국들이 기후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탄소상쇄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아프리카 탄소시장 이니셔티브(ACMI)는 2030년까지 탄소배출권 생산량을 19개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투자자들은 2022년 이집트에서 열린 COP27에서 ACMI로부터 4억5천만달러(약 5980억원)의 탄소배출권 구매를 약속하기도 했다.

이러한 시장 동향을 두고 버클리 탄소 거래 프로젝트 책임자 바바라 하야는 "기화위기 대응을 위한 가장 핵심적인 솔루션은 직접적인 배출 감소”라며 “탄소상쇄는 믿을 만한 기후완화 해결책이 아니다”고 밝혔다.

세계삼림연합(Global Forest Coalition) 기후 고문인 수파르나 라히리 또한 “자발적 탄소시장은 기본적으로 사기”,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들을 희생시키면서 과거와 같은 방식의 기업 운영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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