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각) 세계 최대 탄소배출권 인증기관 베라(Verra)가 UN의 삼림 보존 프로젝트(REDD+)로부터 탄소배출권을 발행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론을 공개했다.
REDD+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CCC) 당사국들이 개발한 기후변화 완화 솔루션으로, 삼림 벌채와 산림 황폐화로 인한 배출을 줄이고 산림의 지속가능한 관리, 산림 탄소 자원의 향상을 목표로 한다.
베라는 자발적 탄소시장(VCM)에서 압도적 점유율을 가진 인증기관으로, 전 세계 탄소 상쇄 배출권 4개 중 1개는 베라가 인증한 것이며, 이중 상당수가 REDD+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한다.
VCM, 2030년 최대 64조원 규모로 성장…
신뢰성 논란으로 각국 정부 규제 도입 또는 추진 중
자발적 탄소시장(VCM)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컨설팅기업 맥킨지의 2021년 1월 보고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발적 탄소시장 청사진’에 따르면, VCM 거래 규모는 2020년 3억달러(약 3879억원)에서 2030년 최대 500억달러(약 64조6700억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올해 1월 석유메이저 셸(Shell)과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이 함께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전 세계 VCM이 2030년까지 100억달러(약 12조원)에서 최대 400억달러(약 51조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급격한 성장세와 함께 그린워싱 논란도 커지고 있다.
5월 유럽의회는 기업의 탄소 상쇄를 통한 탄소 감축 주장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VCM에서 배출권을 구매하는 방식으로는 친환경 제품이라고 홍보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유럽의회가 강력한 조치를 취한 배경에는 VCM에 대한 신뢰성 위기가 있다. 올해 1월 영국 일간지 가디언과 독일 주간지 디차이트(Die Zeit)가 베라가 검증, 인증한 REDD 탄소배출권의 90%가 아무런 가치가 없는 무용지물이라고 폭로한 것이다. REDD+ 탄소배출권은 디즈니, JP모건, 셸, 구찌 등 글로벌 대기업도 구매한 베라의 대표적인 탄소 감축 프로젝트다.
논란이 불거지자 최근 미국에서도 지난 7월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주도로 VCM 관리 방안 논의를 위한 회의가 열리는 등 정부 개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베라, 새로운 REDD+ 방법론 공개…
계산 방식 개선하고 첨단 기술로 산림지대 실측할 것
VCM의 신뢰성이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27일(현지시각) 베라는 REDD+에 따른 탄소배출권 발행을 위한 새로운 방법론(VM0048)을 공개했다.
베라는 신규 REDD+ 방법론에서 감소량 측정 계산식을, 기존의 타 지역을 참조하는 방식이 아니라 현재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 국가나 지방 당국의 계산식과 일치시켰다. 삼림보호 프로젝트 사업자의 이해 상충 리스크 제거와 배출권의 품질 강화를 위해서다.
또한 철저한 리스크 평가와 함께 인공위성을 통한 원격 감지로 지면 위의 프로젝트 상황을 실측하는 등 첨단 기술로 데이터의 무결성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베라는 새로운 접근법을 통해 COP28의 핵심 주제인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한 국가간 협력을 제고하고 프로젝트 당사국 정부의 목표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가능한 공식 데이터를 사용하고 모든 최종 자료는 관련 정부 기관과 공유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번 신규 방법론 개발에는 베라 이외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업계 전문가들도 참여했다. 공동연구로는 그린칼라 (GreenCollar)의 팀 피어슨(Tim Pearson), 틸 니프(Till Neeff), 클라이밋 포커스(Climate Focus)의 사이먼 코닉(Simon Koenig), 야생동물보호협회(The Wildlife Conservation Society)의 케빈 브라운(Kevin Brown), 사라 워커(Sarah Walker), 마누엘 에스트라다(Manuel Estrada) 등이 이름을 올렸다.
베라의 프로그램 개발 및 혁신 부문 최고 책임자 토비 잰슨-스미스(Toby Janson-smith)는 “탄소시장은 삼림 보호를 위해 우리가 가장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최고의 도구”라며 “이번 발표는 REDD+의 신뢰도를 보장하고 확대하기 위한 중요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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