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투자자그룹 클라이밋 액션 100+(CA100+, Climate Action 100)가 ESG 투자에 대한 미국 공화당의 공격에 대응하고 나섰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JP모건과 스테이트스트리트은행, 블랙록 등이 CA100+ 공식 탈퇴와 축소에 나서자, CA100+이 회원사들에게 "CA100+의 투자 접근방식이 미국의 반독점법과 증권법을 위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23일(현지시각) 로이터는 보도했다.
CA100+은 2017년 설립된 투자자 이니셔티브로, 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촉진해 글로벌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운용 자산 규모는 총 68조달러(약 9경474조원)에 달한다.
UN PRI, CA100+ 정책 미국 법 위반 아니다… 회원사에 서한 보내
CA100+를 조정하는 주요 네트워크 그룹 중 하나인 유엔책임투자원칙(UN PRI) 최고경영자 데이비드 앳킨(David Atkin)은 이번 서한에서 회원사들에게 "소수의 회원사가 탈퇴한 것에 흔들리지 않고 확고한 입장을 고수해줄 것"을 촉구했다.
또한 “PRI는 미국의 반독점법과 증권법을 포함한 시장의 규칙과 규정을 준수하는 방향으로 이니셔티브를 설계하고 촉진하고 있다”며 관련 법 위반 가능성을 일축했다. 앳킨 최고경영자는 “어떤 이니셔티브도 회원사에게 특정 방식으로 투표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공화당의 공격으로 인해 금융업계가 기후변화 및 ESG적 문제에 대해 공개적인 언급을 꺼려하는 그린허싱(Greenhushing) 기조를 띠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자산운용사들이 이러한 조치가 녹색 프로젝트에 대한 자금조달이나 기후변화 해결 노력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블랙록은 지속가능한 투자 플랫폼을 통해 8천억달러(약 1063조원) 이상을 운용하고 있으며, 지난 1월 전 세계 은행들은 1500억달러(약 199조원)이라는 기록적인 수준의 녹색채권 발행을 견인한 바 있다.
전 영란은행 수석 고문이자 현재 캠브릿지 지속가능리더십 연구소(Cambridge Institute for Sustainability Leadership) 연구원 마이클 셰렌(Michael Sheren)은 “오늘날 정치적 바람은 기후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들에게 보상을 주지 않는다”며 “CA100+에서 탈퇴하는 것은 잘못되고 근시안적인 조치이며 다른 기업들에게도 같은 행동을 할 수 있게 하는 빌미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형 자산운용사, 반(反) ESG 공격에 CA100+에서 탈퇴
한편, 이번 사태는 지난 15일(현지 시각) 글로벌 자산운용사 JP모건과 스테이트 스트리트 은행이 CA100+을 공식 탈퇴하면서 촉발됐다. 블랙록 또한 탈탄소화 관련 대부분의 펀드의 소속을 자회사인 블랙록 인터내셔널로 축소, 이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CA100+과 모회사 블랙록이 관계가 없음을 사실상 명확히 한 것이다.
자산운용사들이 이러한 조치를 한 배경에는 CA100+의 정책 강화가 있다. 2023년 6월 CA100+은 이니셔티브의 2단계 진입을 발표, 기업들에게 탄소배출량 공개 압박과 더불어 온실가스 배출량을 적극적으로 줄일 것을 요구했다. 표면적인 선언이나 약속이 아닌 직접적인 기후행동을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중심의 반 ESG 세력의 정치적 공격이 거세진 것도 이번 탈퇴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2023년 넷제로보험동맹(NZIA)에 서한을 발송, “글로벌 보험시장에서 영향력이 큰 보험사들이 연합체를 구성해 동일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 담합으로 해석될여지가 있다”며 독점금지법위반 혐의로 공격했으며, 정부 기관이 ESG 요소를 고려하는 투자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오하이오주 공화당 하원 법사위원장 짐 조던(Jim Jordan)은 JP모건과 스테이트 스트리트 은행의 탈퇴 결정을 두고, “큰 승리”라며 “더 많은 금융기관이 ESG를 포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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