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제로보험연합(이하 NZIA)에서 잇따라 보험사들이 탈퇴하자 회원자격 요건을 완화하는 등 회원사 탈퇴를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UN이 소집한 NZIA는 5일(현지시각) 회원들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발표해야 하는 6개월 기한을 없애는 등 모든 요건을 폐기했다고 발표했다. 이런 조치는 NZIA의 예전 회원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여지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확인된다.
유엔 환경프로그램(UNEP)은 성명에서 "앞으로 NZIA 회원사는 목표를 설정하거나 게시할 의무가 없으며, 개별 회원사는 각자가 설정한 목표, 목표 설정에 대한 방법론, 게시 일정에 대해 공개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기업의 자율성을 강조했다.
NZIA 회원 30개 보험사 중, 현재 12개 사만 남아
현재 NZIA는 프랑스의 AXA, 영국의 로이드(Lloyd's), 일본 최대 손해보험사인 일본 도쿄해상(Tokio Marine)을 포함한 회원의 절반 이상이 탈퇴했다.
특히 미국 공화당이 장악한 23개 주의 법무장관이 NZIA가 보험사에 회원가입 요건으로 정보를 요구하고, 상품 가격을 인상하는 등 반경쟁적 조치를 했다는 내용의 '안티 ESG' 서한을 보낸 이후로 탈퇴가 줄지어 발생했다.
23개 주의 법무장관은 회원들이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발표하고 충족하도록 한 NZIA의 요구사항은 반독점법을 위반한 것으로 보이며, NZIA의 조치는 소비자들의 보험 및 기타 비용을 증가시켰다고 주장했다. 고객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대규모 보험사들이 협력하는 형태가 반독점법 위반 대상이라는 것이다.
공화당 주법무장관의 컨소시엄(A consortium of Republican state attorneys general, AG)이 서한에 따르면 “보험회사와 고객이 탄소 배출량을 빠르게 줄이도록 강요하는 것은 보험 비용을 증가시켰을 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높은 가스 가격, 제품 및 서비스 비용을 증가시켰다. 이는 주민들이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겪는 재정적인 어려움을 심화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GFANZ(Glasgow Financial Alliance for Net Zero)의 선임 고문 커티스 라베넬(Curtis Ravenel)은 "보험사들은 은행과 같은 다른 금융기관보다 정치적 압력을 직면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고 짚었다. NZIA는 보험사의 인수 포트폴리오에서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2021년에 시작되었으며 GFANZ 산하의 여러 산업 연합 중 하나다.
NZIA의 회원 수는 가장 많았던 때는 30개였으나 현재는 12개다. 다른 GFANZ 연합들도 미국의 정치적 압력에 직면했지만 NZIA처럼 많은 회원들이 떠나지는 않았다.
지난 1월 발표된 NZIA의 '목표 설정 프로토콜'은 보험사들이 오는 7월 말까지, 신규 가입자는 가입 후 6개월 이내에 배출량 감소를 위한 초기 2030 목표를 발표한 후, 진행 상황을 매년 보고하도록 요구했다.
환경단체, 회원 요건 완화는 NZIA 유명무실화 지적
NZIA는 자발적 측정 및 정보공개 강조
익명의 소식통은 로이터에 "영국의 아비바(Aviva), 이탈리아의 제너럴리(Generali), 한국의 보험사 최초로 가입한 신한라이프 같이 NZIA에 남은 회원들 보험사들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발표하는 데는 동의하지만 회원사들이 동시에 발표하는 것을 꺼리는데, 이는 동시에 발표할 경우 반독점법에 위배된다는 압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룹 안팎의 보험사들은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으며, 진행 상황에 대한 업데이트와 함께 배출 목표를 독립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프랑스의 보험사 악사(AXA)는 지난주 보험 포트폴리오에 대한 첫 번째 배출량 감축 목표를 발표했다.
한편, 회원 요건을 완화하면 보험사가 보험과 관련된 배출량을 충분히 빠르게 줄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환경 운동가들을 자극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경고했다. 한 환경 운동가는 "목표 설정 요건을 없애면 NZIA는 '말만 무성한 곳'에 지나지 않을 것이며, GFANZ에 속한 다른 넷제로 금융 산업 그룹보다 회원사에 요구하는 점이 너무 적다는 점을 지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UNEP은 "회원사와 비회원사 모두에 NZIA가 제공하는 목표 설정 프로토콜과 방법론을 사용하도록 권장할 것"이라며 "이 프로토콜과 방법론은 자발적 목표 설정과 공개의 모범 사례 가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UNEP은 "회원사들은 넷제로 목표와 경로를 독립적으로 결정하며, 회원사간에 경쟁 부문에서 민간함 정보를 교환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라며 "NZIA 회원사들은 탄소중립에 전념하고 있고 더 광범위한 이해관계자 커뮤니티와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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