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전력 회사인 제라(JERA)가 재생 가능 전력을 시간 단위로 감지하는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일본 경제지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22일 제라가 실시간 에너지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가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됐는지 여부를 명확히 구분하여 그린워싱을 방지하려고 한다고 전했다.
실시간 감시 시스템은 전력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미국의 기술 기업들이 먼저 시작했다. 구글은 2020년에 전 세계 사무실과 데이터 센터를 10년에 걸쳐 무탄소 전기로만 운영할 계획을 발표했다. 24/7 CFE(Carbon Free Energy)라고 불리는 이 계획은 365일 내내 무탄소 전기를 활용하기 위해 에너지원을 24시간 추적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핵심으로 한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유럽에서 데이터 센터의 전력 사용량을 시간 단위로 추적하는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RE100, 실시간 모니터링이 기반돼야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에너지 전환은 전 세계적인 과제다. RE100을 주관하는 비영리단체 ‘더 클라이밋 그룹’의 헬렌 클락슨 대표는 최근 방한하여 국내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 재생에너지 확대를 촉구하기도 했다. 그는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여건이 좋지 않다고 하는데, 비슷한 여건을 가진 국가들에서도 태양광과 풍력 발전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복잡한 인허가 제도와 입지 규제가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2023년 기준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9%에 불과해 세계 평균에 훨씬 뒤처지는 상황이다. 일본은 재생 에너지 발전량이 20% 정도로 확인된다. 태양광은 전체 전력 믹스의 약 9%, 풍력은 0.9%, 지열은 0.3%이다. 한국보다 사정이 더 나은 일본도 재생에너지를 더 빠르게 확대하고자 방법을 찾고 있다.
그 방법 중 하나가 정확한 측정이다. 현재 기업은 월별 또는 연간 단위로 전기 사용으로 인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계산한다. 문제는 재생에너지의 특성상 시간 단위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태양광 발전은 해가 없는 야간에는 생산되지 않는다. RE100을 달성하려면, 야간에 돌아가는 전기도 재생에너지로 활용해야되므로 저녁에 사용되는 전기량을 시간 단위로 확인해야, 필요한 전기를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통해 확보하는 등의 대처가 가능하게 된다.
제라, 2024년 회계연도 서비스 시작…국내외 모두 적용 가능
제라는 이런 관점에서 동경대학교 대학원과 협력하여 발전소와 사용자의 전기 흐름을 모두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일본에서 최초로 시간 단위당 전기가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에서 생산되는 지 여부를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시스템은 국제 표준을 사용하기에 국내외로 모두 적용할 수 있다. 제라는 2024 회계연도부터 일본 기업 대상으로 해당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첫 프로젝트는 일본 최대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토호 스튜디오에 도입할 예정이다.
제라는 이 시스템을 통해 기업이 전기 사용 현황을 외부에 공개하고, 사용 내역은 안전하게 블록체인에 저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일반 기업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정확하게 측정되는 전력 관리 프레임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전력회사에 서비스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미국에서는 이런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판별된 무탄소 에너지에 관한 인증서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먼저 도입하고 있지만, 전세계적으로는 선두 그룹과 일정 기간 시차를 두고 도입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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