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금융감독당국(ESA)이 지난 4일(현지 시각) 금융상품에 대한 주요 공시규제 검토를 완료했는데, 몇 가지 새로운 제안이 포함됐다. ETS가 검토한 내용은 지속가능금융공시규정(SFDR)을 보완하는 기술적 세부규칙(RTS)다. 

RTS는 SFDR의 세부 규칙으로, 금융 상품이 환경·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식별하는 방법론이다. RTS는 금융상품의 지속가능성을 인정받기 위한 가이드라인과 투자의사 결정으로 금융상품에 미치는 주요 악영향(Principal Adverse Impact, PAI)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 공개 항목을 포함한다.

ESA는 이 악영향(PAI) 목록에 사회적 지표를 추가했다. 유럽집행위원회는 ESA가 제시한 RTS 초안을 검토한 후 3개월 이내에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ESA가 발표한 RTS 최종본 초안/ESA
ESA가 발표한 RTS 최종본 초안/ESA

사회적 지표 추가…환경 PAI 변경 사항도 확인해야

ESA가 발표한 RTS 검토보고서는 2022년 4월 유럽 집행위원회가 RTS를 검토해 달라는 요청에 따라 발간됐다. 검토 기한은 본래 12개월이었으나, ESA는 지난해 11월 검토 완료일을 6개월 연기한다고 통보한 바 있다. 

이 보고서는 221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보고서의 5페이지부터 10페이지까지는 사회적 지표와 PAI에 관한 변경 사항을 개략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RTS는 18개의 공시지표를 포함하고 있다. 18개 중 14개는 금융사가 기업 투자 시 공시해야하는 지표로 환경(E)이 9개 사회(S)가 5개로 구성되어 있다. 4개 지표 중 2개는 연기금 투자 시 반영할 지표로 환경과 사회가 각각 1개씩이며, 나머지 2개 지표는 부동산 투자 시 반영되며 모두 환경지표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변경 사항으로는 ▲담배 재배 및 생산에 적극적인 기업에 대한 노출 ▲적정 임금 미만을 받는 종업원 공시 ▲OECD다국적기업 가이드라인 위반과 연루된 기업 ▲성별임금 격차에 대한 공시라는 사회적 지표가 새롭게 추가된 점이다.

사회적 지표가 신규 추가되면서 상세 지표들에 대한 변경 사항도 함께 기재됐다. 여기에는 노조 결성, 비정규직, 장애인 고용,소비자 고충 및 불만처리 메커니즘 등이 포함됐다. 그 외 환경 부문의 PAI 변경 사항 등도 보고서에서 확인할 수 있으므로, EU의 공시 대응을 위해서는 RTS를 꼼꼼히 살펴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DNSH원칙 공시 기준과 템플릿 간소화에도 주목

RTS 보고서는 ‘무해원칙(Do No Significant Harn, DNSH)'과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목표 공개에 대한 내용도 개정했다.

RTS는 금융상품에 사용되는 PAI가 DNSH 원칙을 충족하는지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한다. DNSH는 각 금융상품이 설정한 환경목표를 달성하되 다른 환경 목표에 중대한 피해를 주지 않음을 입증하라는 원칙이다. 

예를 들어, 금융상품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여 제거하는 데 목적을 두고 실제 성과를 낸다고 해도, 그 과정에서 수질 오염과 같은 다른 환경 문제를 일으켜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금융사는 무해원칙을 어기게 되는 임계 값이 얼마인지 수치를 공개해야 한다.

보고서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대한 공시 템플릿도 간소화했다. ESA는 소비자와 투자자가 지속가능성 공시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공시 템플릿을 단순화했다고 밝혔다. 

ESA는 이해관계자 의견을 받아 공시 템플릿에 포함되는 문구를 간소화하고, 정보의 반복을 방지하는 작업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템플릿 첫 페이지에는 핵심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대시보드를 도입했다. 대시보드는 금융상품이 지속 가능한 투자 목표를 가졌는지, 환경과 사회적 특성을 고려하고 있는지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RTS는 금융사가 기준을 도입하는 데 참고할 수 있도록 템플릿의 변경 전과 후를 비교한 장단점을 함께 기재했다. 예컨대, 템플릿이 단순화되는 만큼 지속가능성 정보에 대한 가독성은 높아지지만, 담을 수 있는 내용은 줄어들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해당 내용은 보고서 154~162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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