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각) 제28회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의장국 아랍에미리트(UAE)가 300억달러(약 39조9730억원) 규모의 기후 기금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기후 손실과 피해 기금'에 1억달러(약 1304억원) 출연을 약속한지 하루 만에 나온 발표다.

기금은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브룩필드, TPG 캐피털이 파트너사로 참여해 운용하게 된다.  

COP28이 열리는 두바이 엑스포 시티 / COP28 홈페이지
COP28이 열리는 두바이 엑스포 시티 / COP28 홈페이지

알테라, 개발도상국의 기후 금융 접근성 제고 목적…

블랙록 등 자산운용사, 약 8조원 운용 예정

UAE가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 지역의 금융 접근성 향상과 민간 투자 유도를 위한 국제 기후투자 플랫폼 '알테라'(ALTERRA) 출범을 발표했다.  

글로벌 사우스란 개발도상국, 최빈국, 제3세계 국가들을 통칭하는 용어로, 이러한 국가들이 주로 지구 남반구에 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Sheikh Mohammed Bin Zayed Al Nahyan) UAE 대통령은 “전 세계 기후 위기 해결에 기여하기 위한 300억달러 기금 설립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초기 기금 300억달러(약 39조원)는 엑셀러레이터, 트렌스포메이션 두 개 부문으로 운용된다.

엑셀러레이터 부문에는 250억달러(약 32조원)를 할당, 탄소중립 및 기후 회복력 구축 분야에 민간 자본 유입을 유도,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에는 50억달러(약 6조5000억원)를 할당, 리스크 완화를 위한 앵커 자본을 제공함으로써, 개발도상국을 위한 기후 투자를 촉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브룩필드, TPG가 파트너사로 참여해 다른 기관투자자나 글로벌 대기업으로부터 자본을 동원, 기금 규모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ESG 투데이에 따르면, 알테라는 이미 글로벌 사우스 지역의 기후 인프라 구축, 에너지 전환, 탄소집약적 산업 부문을 위한 기술 혁신 등을 목표로 블랙록, 브룩필드, TPG에 총 65억달러(약 8조4747억원) 투자를 약속했다. 

알테라 이사회 의장을 맡은 알 자베르 COP28 의장은 “알테라는 민간 자본 유치를 위한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며 “막대한 규모와 부문별 집중 투자 구조로 기후 투자에 승수효과를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 승수효과란 일종의 마중물로, 정부 등 투자 주체가 실제 지출한 금액보다 총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현상을 말한다.

한편 알 자베르 의장은 이번 기금 출범을 두고 “기후 금융의 가용성, 접근성, 경제성을 높이기 위한 UAE의 노력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파이낸셜 타임즈는 UAE의 이러한 움직임이 기존 선진국에 집중돼 있던 기후 금융에 대한 압박을 중국, 사우디아라비아 등 다른 경제국에게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한국 포함 118개국, 재생에너지 3배 확충 협약에 동의

재생에너지 협약이 산유국 그린워싱 도구로 쓰이면 안 된다는 의견도

개막 첫날 ‘손실과 피해 기금’ 공식 출범이라는 성과를 낸 COP28이 재생에너지 3배 확충 합의안도 이끌어낼 수 있을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118개국이 2030년까지 글로벌 재생에너지 설비 3배 확충 협약에 참여 의사를 밝혔다.

재생에너지 3배 확충은 미국, 유럽연합(EU), 의장국 UAE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해 추진 중인 협약으로, 알 자베르 COP28 의장은 이를 통해 “전 세계가 화석연료로부터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과 인도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3배 늘리겠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협약에 참여하지는 않았다. 재생에너지 3배 확충 목표가 COP28에서 합의돼 공식적인 글로벌 목표가 되려면 약 200개국의 참여가 필요하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의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용량은 모두 3372기가와트(GW)다. COP28 참여 국가 중 과반 이상이 2030년까지 약 1만GW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증설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보급이 급증하고 있지만, 금리 인상, 공급망 문제 등으로 최근 많은 프로젝트들이 취소되거나 개발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3배 확충을 위해서는 정부 및 금융기관이 관련 투자를 확대하고, 개발도상국의 투자 리스크를 완화해줄 필요가 있다. 실제로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글로벌 재생에너지 투자 중 아프리카에 할당된 비중은 2%에 불과하다.

한편 기후 재난에 취약한 국가들은 재생에너지 설비 확충만으로 기후변화를 막을 수 없다며, 화석연료의 완전한 퇴출을 요구하고 있다.

마셜제도(Marshall Islands) 기후특사 티나 스테지(Tina Stege)는 “(재생에너지 확충은) 반쪽짜리 해결책에 불과하다”며 “이 서약이 화석연료 생산을 확대하는 국가의 그린워싱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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