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대출 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이하 BOfA)의 CEO 브라이언 모이니한(Brian Moynihan)은 7일(현지시각) 주주들에게 “우리는 자본가”라고 하면서 안티 ESG 운동에 일침을 가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최근 안티 ESG 운동을 조장하는 움직임이 일어나면서, 월스트리트 거물들이 ESG를 수용하는 것에 대해 많은 비판에 쏟아지자 이런 발언이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9월, 미 상원 은행위원회(Senate Banking Committee)의 공화당 팻 투미(Pat Toomey) 상원의원은 미국 4대 은행의 CEO들이 의회 청문회에 출두하자 은행들에게 "미국에 해를 끼치는 자유주의적 ESG 의제 수용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다수의 공화당원들도 은행들이 그러한 문제에 개입하라는 자유주의적 압력에 굴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 상원 은행위원회에는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Co), 웰스파고, 뱅크오브아메리카, 시티 등 미국 4대 은행의 CEO가 출두했다.
이러한 안티 ESG 움직임 때문에 실제로 손해를 본 자산운용사도 있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참석했던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는 미국에 대한 ESG 투자에 대한 정치적 반발로 관리 중인 자산에서 약 40억달러(약 5조원)의 손실을 입었다고 밝혔다.
한편, 모이니한 CEO는 7일 발행된 226쪽의 2022년 연례보고서에 "의회 청문회를 포함하여 '당신은 자본가인가?'라는 질문을 받고 가끔 놀랐다"며, "질문이 이상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물론 '예'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모이니한 CEO의 발언은 자신은 자본가이므로 수익을 쫓아 움직이는데, ESG에서 수익이 나지 않는데도 계속 투자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 1월 모이니한 CEO는 로이터에 "자본주의는 최상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익과 목적을 믿는다"고 말하며 "임금 인상과 많은 직원 복리후생과 함께 2021년 BOfA는 기록적인 수익을 이뤘다"고 말했다.
BOfA는 ESG 테마 채권의 미국 최대 기업 발행자 중 하나이지만 2022년에 에너지 회사에 360억 달러(약 47조원)의 대출 약정을 받기도 했다.
로이터에 의하면, 모이니한 CEO는 이해관계자 자본주의의 지지자다.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는 민간 기업이 노동자와 지역 사회를 포함한 주주의 이해를 넘어 이해관계자들을 고려하는 모델이다. 모이니한 CEO는 "자본주의는 사회의 필요를 해결하기 위한 돈, 창의성, 전문성을 제공한다. 우리는 고객이 자본주의를 주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모이니한 CEO는 "기업이 이익을 공유하는지 또는 사람들에게 공정하고 공평하게 급여를 지급하는지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고 인정했다.
한편, BOfA는 보고서에서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고 2030년까지 1조5000억달러(약 1977조원)의 지속 가능한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서약하는 등 ESG 목표를 설정했다. 모이니한 CEO의 발언은 최근 BOfA가 직원들에게 챗GPT를 업무에 사용하지 말도록 금지한 후 첫 번째 공식 발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