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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반목표이니셔티브(SBTi)가 제3자 연구를 검토한 결과 "다양한 유형의 탄소 배출권이 의도한 감축 성과를 달성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30일(현지 시각) 발표된 보고서에서 SBTi는 기업의 탄소배출권 사용이 탈탄소화 노력을 지연시키고 기후 금융의 흐름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이 보고서가 이미 그린워싱 의혹으로 오염된 탄소 상쇄 시장에 반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 4월, SBTi의 이사회는 6개월간의 협의 노력 끝에 스코프 3의 목적에 따라 탄소 상쇄권 사용을 확장하기로 했다고 발표하여 논란에 휩싸였다.

SBTi는 당시 직원과 자문그룹의 의사를 묻지 않은 채 성명을 발표함으로써, 거버넌스에 대한 우려와 외부 압력에 취약하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직원들은 CEO 루이스 아마랄(Luiz Amaral)과 이사회 구성원의 사임을 요구했다. 아마랄은 7월 초 개인적 사유로 사임 의사를 밝혔는데, 해외 언론들은 탄소 상쇄 논란의 영향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탄소배출권, 배출량 감축과 대체 가능하지 않아

SBTi는 연구 조사, 법령, 백서(white paper), 설문조사에 이르기까지 '탄소배출권(emission reduction credits)'에 대한 111개의 고유한 증거를 제출받았다. 증거는 동료 평가(Peer Review) 학술지에 게재됐는지 여부, 정부 기관에서 발행했는지 등을 기준으로 A~C등급으로 분류됐다.

제출된 증거의 대부분(84%)은 탄소배출권을 다른 배출원, 흡수원 또는 배출량 감축과 대체 가능한 것으로 취급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거나 비논리적이며 글로벌 감축 목표에 피해를 준다고 주장했다.

탄소배출권이 의도한 완화 결과를 제공하는지에 대한 증거는 혼재돼 있었다. A등급의 증거는 비효과성을 시사하는 경우가 많으며, C등급의 증거는 혼재된 결과를 보여줬다. 효과적인 탄소배출권을 이끄는 특징이나 조건을 체계적으로 식별한 증거는 없었다.

또한, 탄소배출권을 상쇄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넷제로 전환을 방해하거나 기후 금융을 감소시키는, 의도하지 않은 잠재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뿐만 아니라, 탄소배출권의 양과 종류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술 문헌 독립 검토, “확실한 결론을 내릴 만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아”

한편, SBTi와 연구 파트너인 에비덴시아(Evidensia)은 “가치 사슬 내 배출량 감축의 대안으로 기업이 가치 사슬 외부에서 탄소 배출권을 구매·사용하는 것이 기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있는지” 학술 문헌에 대한 독립적인 검토 결과 확실한 결론을 내릴 만한 자료가 충분하지 않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30일 함께 발표된 기업 넷제로 표준의 개정 과정 연구의 일부로 발표됐다. SBTi는 탄소 배출권 관련 증거를 종합하여 기업 넷제로 표준 개정에 반영할 예정이다.

SBTi의 최고 기술 책임자인 알베르토 카릴로 피네다(Alberto Carrillo Pineda)는 “오늘 발표는 스코프 3에 대한 더욱 정교한 접근 방식을 개발하는 데 중요한 단계”라며, "SBTi는 직접적인 탈탄소화가 기업 기후 행동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한다고 믿으며, 기업 넷제로 표준 초안에 대한 광범위한 공개 협의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 이번 SBTi 발표에 비판적

지속가능성 미디어 카본 헤럴드는 업계 이해관계자들이 이번 SBTi의 발표에 대해 비판적이라고 전했다. 비제로 카본(BeZero Carbon)의 CEO인 토미 리케츠(Tommy Ricketts)는 “이번 발표를 통해 SBTi가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지 알기 어렵다. 기술적 상쇄에만 초점을 맞추면 탄소 시장에서 일어나는 많은 일과 탄소배출권이 지구와 지역사회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방식을 무시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론적으로 각 탄소배출권은 1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에 해당한다. BloombergNEF는 탄소배출권에 대한 수요가 현재 약 20억달러(약 2조7500억원)에서 1조달러(약 1370조억원)로 성장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기업들이 배출량 목표를 직접적으로 완전히 감축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여러 연구에서 탄소배출권이 예상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이 제기됐고, 신뢰성에서 많은 문제가 드러나기도 했다.

현재 탄소배출권 거래와 관련된 위험을 해결하기 위한 많은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미국 백악관이 자발적 탄소시장(VCM)의 무결성 확보를 위한 7가지 원칙을 발표, 신뢰할 수 있는 탄소시장 개발에 나섰다. 재닛 옐런(Janet Yellen) 미 재무부 장관은 “(탄소시장은) 몇 가지 주요 과제를 해결한다면 상당한 탈탄소화를 지원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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