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이하 IPCC) 의장 짐 스키아(Jim Skea)가 탄소 포집 및 저장(Carbon capture and storage, CCS) 확대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탄소 포집은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하고, 지하 깊은 곳에 저장하는 것으로 CCS는 글로벌 석유 및 천연가스 기업의 넷제로 전략과 함께 여러 국가의 기후 계획에서 두드러진 솔루션으로 부각되어왔다.
실제로 이번 달 초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CCUS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규제를 간소화하는 방안을 제안한 바 있다.
이와 같이 지지자들은 CCS가 글로벌 에너지 및 기후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하고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믿는 반면, MIT 를 비롯한 일부 연구자, 운동가 및 환경 옹호 단체는 이러한 기술이 해결책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런 가운데 스키아 의장이 지난 28일(현지시간) 글로벌 에너지 컨퍼런스인 '국제 에너지 주간(International Energy Week)'에 참여해 탄소 포집 및 저장(CCS)이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석유 기업들이 강조해온 기술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태양 에너지는 모듈식이고 규모가 작아 더 빨리 시스템을 굴릴 수 있다. 일단 임계점을 넘어서면 저절로 일어난다. 반면 CCS는 불가능한 일(Push water uphill)에 훨씬 더 가깝다”라고 말했다.
이어 스키어 의장은 “CCS의 경우 아직 엔지니어링 부문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일부 남아 있다”라고 말하면서 탄소 포집이 탈탄소화 계획의 한 부분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나에게 가장 큰 과제는 비즈니스 모델과 이에 대한 정책을 세우는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CCS 도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생각한다. CCS가 모든 것에 대한 답은 아니지만 확실히 그림의 일부다”라고 전했다.
IPCC의 스키어 의장은 지난 11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도 "CCS 기술이 아직 규모 면에서 입증되지는 않았지만, 그 어떤 것도 논의 대상에서 제외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반대 입장을 내놓고 더 많은 CCUS를 강조하는 화석연료 기업
반면 글로벌 화석연료 기업 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말리카 이슈와란(Mallika Ishwaran)은 국제 에너지 주간 컨퍼런스에서 “지금이 CCS 투자를 활성화할 때”라고 말했다고 CNBC가 보도했다.
“솔직히 시작하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수십 년 동안 CCS에 대해 들어왔지만 그렇게 많은 것이 상업적인 것으로 발전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넷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기술을 총동원해야 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느 정도의 화석 연료가 필요하고 어떻게든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용도와 사례가 있기 때문에 CCS를 여기에 넣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에너지기구, 화석연료기업에 재생에너지 투자 촉구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석유 및 천연가스 기업에 탄소 포집이 기후 변화의 해결책이라는 ‘환상’을 놓아줄 것을 촉구했으며, 대신 에너지 메이저들이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을 요구했다.
IEA는 11월 23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석유 및 가스 산업이 생산자들이 심화되는 기후 위기에 기여하는 것과 청정에너지로 전환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는 ‘진실의 순간’에 직면했다고 말했다.
IEA 사무총장인 파티 비롤(Fatih Birol) 박사는 “화석연료 부문은 지금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하며, 그들의 선택은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전했다. “석유 및 가스 생산자가 있든 없든 청정에너지 발전은 계속될 것이지만 넷제로 배출을 향한 여정에 이들이 참여하지 않으면 더 많은 비용이 들고 탐색하기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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