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은 미국 4대 은행인 웰스파고(Wells Fargo)를 대상으로 한 집단 소송을 기각했다. 웰스파고의 투자자들은 지난해 회사가 이미 채용된 직책이지만 다양성을 위해 가짜 면접을 실시했다고 주장하며 집단 소송을 시작한 바 있다.
가짜 면접은 연봉이 10만달러(약 1억4000만원) 이상인 직무에 대한 면접 대상자 중 절반 이상이 여성, 유색인종이어야 한다는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웰스파고의 다양성 채용 요구 사항은 2020년 6월,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 이후 마련된 것이다.
이 사건 이후 웰스파고의 주가는 약 10.2%, 170억달러(약 23조원) 이상이 하락했지만 뉴욕 맨해튼 연방 검찰이 조사한 결과 이에 대한 혐의는 나오지 않았다.
웰스파고는 원고가 회사 경영진이 가짜 인터뷰에 대해 미리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면서 샌프란시스코 지방법원 판사에게 투자자 집단 소송을 기각할 것을 촉구해왔다.
웰스파고 전 임원, 면접이 다양성 정책을 위한 워싱으로 쓰였다고 주장
2022년 5월, 웰스파고 전직 임원 한 명을 포함한 현직 및 전직 직원 7명은 이미 자리가 채워진 직책에 대해 여성과 유생인종 지원자의 면접을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뉴욕 타임스에 제보했다.
지난해 8월까지 웰스파고의 자산관리 부문 임원이었던 조 브루노(Joe Bruno) 는 이러한 회사의 노력이 실제 채용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다양성 정책에 대한 노력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 여겨 상사에게 말을 했고, 이후 그는 결국 해고됐다고 더 타임스(The Times)의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또한 2022년 6월 28일 소송을 제기해 은행과 최고경영자 찰리 샤프(Charlie Scharf)를 포함한 특정 경영진이 다양성 채용 관행에 대해 허위 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진술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 18일, 트리나 톰슨(Trina Thompson) 미국 지방 판사는 “합리적인 투자자들은 은행이 이미 충원된 일자리에 대해 면접을 실시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으며, 원고는 가짜 면접이 이뤄졌다는 것을 증명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톰슨 판사는 "집단 소송의 원고들이 가짜 인터뷰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는 것 이상의 것을 주장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웰스파고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진술 일부는 인정하지만 사기 의도를 적용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며 판결을 맺었다.
다양성 관련 소송을 비롯해 법정싸움이 끊이지 않는 웰스파고
웰스파고가 소송에 휘말린 것은 처음이 아니다.
2013년 은행은 인종 차별 소송에 직면했고 2017년 이를 해결하기 위해 3550만달러(약 476억원)를 지불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2020년 8월, 미국 노동부 산하 연방 계약 준수 프로그램 사무국(OFCCP)은 웰스파고 은행이 아프리카계 미국인 지원자와 여성 지원자를 차별했다고 지적했다. 이후 웰스파고는 약 780만달러(약 104억원)의 체불 임금을 지불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1월, 웰스파고는 연방공정노동기준법(FLSA)을 위반하여 일부 직원에게 초과 근무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단 소송에 다시 연루되기도 했다.
- 고용 둔화되는 최고다양성책임자...반ESG 기류에 사라지나
- 디즈니, 직장 내 차별 소송... 직장 내 차별법 범위 정하려는 미 대법원
- 모건 스탠리, CEO 승계 문제 두고 여성 후보 부재에 대해 지적당해
- 애플 주주들, 보수단체의 다양성 검토 제안 거부...임원진 보수 결정엔 찬성
- 미국 내 주주제안 다양해지고 영향력은 커졌다, 한국ESG기준원 분석
- 바이든 행정부, 초과근무수당 보장 규정 변경…기업들 거세게 반발
- 프랑스은행 소시에테제네랄, 성별 임금 격차 해소에 1413억원 투입 약속
- 미국 항소법원, 나스닥이 제안한 이사회 다양성 규칙 변경 지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