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채권ㆍ고정수익 펀드는 선방…ESG 펀드도 주식시장 대세 극복하기는 어려워

EU의 지속가능공시규제인 SFDR에 속한 상품이 기준에 미달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urosif
EU의 지속가능공시규제인 SFDR에 속한 상품이 기준에 미달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Eurosif

지난 2분기에도 미국의 주식형 ESG 펀드가 대체로 손실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로이터통신은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의 심리가 여전히 불안한 와중에, 안티ESG 흐름이 계속되는 점을 주요 이유로 꼽았다. 한편 기업의 녹색채권(Green Bond) 매출과 고정수익 펀드의 유입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향후 ESG 펀드 시장의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너티브(Refinitiv)에 따르면 올해 2분기까지 지속가능성 투자 부문은 크게 출렁였다. 특히 유럽연합(EU)의 지속가능공시규제(SFDR)에 속한 많은 상품이 기준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난 데다가, 미국에서는 안티ESG 결의안이 제출되는 등의 상황이 주요 원인이 됐다고 레피너티브는 분석했다. 

 

ESG 펀드 순유출 줄었지만…순유입 전환 가능할까?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주식형 ESG 펀드’는 지난 2분기 약 154억달러(약 20조원)의 순유출을 기록해 지난 1분기의 순유입액을 앞질렀다고 레피너티브는 밝혔다. 게다가 글로벌 증시가 잠시 반등하는 시점에서도 ESG 펀드에서의 자금 유출은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ESG 펀드가 반기 동안 순유출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세 번째다. 가장 최근에는 전 세계 주식시장이 요동친 지난해 4분기로, 점차 자금 유출량은 줄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 내 ESG 펀드의 손실은 계속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한편 주식형 펀드와는 달리 ESG 고정수익 펀드는 소규모 투자자들의 매수가 이어지면서 순유입이 늘었다.

로이터통신은 지금껏 전반적인 주식시장의 흐름과는 별개로 성장했던 ESG 펀드가 이제는 시장의 역학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펀드 거래 네트워크 칼라스톤(Calastone)의 글로벌 시장 책임자인 에드워드 글린(Edward Glyn)은 로이터통신에 “현재 투자자들은 주식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며 “ESG 펀드에 대한 불안감도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미국 내 안티 ESG 흐름, 기업과 투자자에 압박감 준다

칼라스톤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까지 ESG 펀드에서 유출된 자금은 대부분 영국과 북미 지역의 상품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공화당에서 안티 ESG 투자를 주장하면서 미국 내 자산운용사들이 ESG 관련 성과를 드러내는 데에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데이터 분석 조직마다 ESG 상품으로 인정하는 범위는 상이하다. 모닝스타(Morningstar)의 지속가능연구 글로벌 책임자인 호텐스 비오이(Hortense Bioy)는 EU의 SFRD처럼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통계보다 모닝스타의 데이터는 ESG 펀드의 수요를 비교적 탄력적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모닝스타는 SFDR 제9조 펀드의 규모를 약 4700억유로(약 668조억원)로 추산하는데, 그중 약 250억유로(약 35조억원) 상품의 등급이 강등된 바 있다.

모닝스타의 비오스 이사는 지난해 말 “현재 산업계의 핵심 이슈는 '지속가능한 투자'의 정의가 해석의 여지를 너무 많이 남긴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는데,  안티ESG 진영에서 기업의 지속가능성 관련 마케팅에 타격을 준 것이 매출에도 악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IMPACT ON(임팩트온)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