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P가 금융기관과 함께 1607개 글로벌 기업에게 환경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CDP 
CDP가 금융기관과 함께 1607개 글로벌 기업에게 환경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했다./ CDP 

지난 31일(현지시간), 글로벌 환경정보 플랫폼인 탄소 정보 공개 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는 1607개 글로벌 기업에게 환경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요구하는 캠페인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매년 금융기관이 주도하는 NDC(Non-Disclosure Campaign) 캠페인의 일환으로 약 29조 달러의 자산을 지닌 288개 금융기관의 영향력과 시장 지위를 활용해 그동안 CDP의 공개 요청에 응답하지 않은 회사의 대응을 유도하고자 하는 것이다. 

CDP는 "투자자들이 기후 변화, 물, 삼림 벌채와 같은 분야에 대한 기업 성과를 비교할 수 있도록 표준화한 데이터를 제출하라는 내용의 서한을 각 기업에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해 슈로더투자신탁운용(Schroders), 캐세이 파이낸션 홀딩스(Cathay Financial Holdings), 아비바 인베스터스(Aviva Investors), 매뉴라이프(Manulife), 스미토모 생명(Sumitomo Life Insurance), AQR 및 영국의 최대 자산운용사인 LIGM(Legal & General Investment Management) 등이 새롭게 CDP의 캠페인을 지원하는 금융기관으로 합류했다. 이렇게 참여한 288개 금융 기관의 총자산은 약 29조 달러(약 3경 8000조원)에 달한다.

CDP는 2017년 NDC 캠페인을 시작한 이후 금융기관의 참여는 4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해 같은 캠페인을 통해 388개 기업의 응답을 유도했다면서 금융 기관이 기업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경우 기후 관련 데이터를 공개할 가능성이 전반적으로 2.3배 더 높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CDP는  금융 기관이 기업의 데이터 공개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경우 기후 공시 가능성이 전반적으로 2.3배 더 높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CDP
CDP는  금융 기관이 기업의 데이터 공개에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경우 기후 공시 가능성이 전반적으로 2.3배 더 높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CDP

 

대상은 엑손모빌, 글렌코어, 캐터필러와 같은 석유화학기업

CDP가 올해 환경 영향 데이터 공개를 요구한 대상은 사우디 아람코(Saudi Aramco), 엑손모빌(Exxon Mobil Corporation), 글랜코어(Glencore), 셰브론(Chevron), 테슬라(Tesla Inc), 볼보(Volvo Group), 로슈홀딩(Roche Holding AG), 캐터필러(Caterpillar) 등이다. 이들은 CDP에 몇 년째 기후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기후 대응 등급 중 최하인 ‘F’ 등급을 받은 바 있다.

전 세계 51개국에 퍼져 있는 1607개 기업의 시가총액을 모두 합치면 21조 달러(약 2경 8000조원)(2023년 2월 기준)에 달한다. “이들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연간 약 4200메가톤(Mt)이며 이는 영국, 유럽연합, 캐나다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합친 것과 맞먹는 수치”라고 CDP는 전했다.

엑손모빌은 로이터에 이메일 성명서를 보내 "주주와 이해관계자를 위한 가치를 높이면서 넷제로 미래를 지원하기 위해 배출량을 줄이는 계획이 있다"라고 전했다. “2016~2021년 말 사이에 자체 운영을 통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운영 자산에서 메탄 배출량 강도를 줄였으며 탄소 저배출 이니셔티브에 대한 투자 금액을 인상했다”고도 덧붙였다.

글랜코어와 캐터필러는 논평 요청에 답하지 않았다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볼보그룹은 회사가 "다양한 개별 설문 조사에 참여하는 대신 연례 지속 가능성 보고서에서 기후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변인은 "기후 문제는 우리가 작업하는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문제 중 하나이며 파리협정목표를 전적으로 지지한다"고 전했다. 

 

금융기관이 CDP의 캠페인을 지원하는 이유

CDP의 자본 시장 담당이자 공동 글로벌 이사인 클레어 엘스던(Claire Elsdon)은 “CDP 플랫폼 중 기후 변화 관련 공개에 관한 데이터가 금융 기관에서 가장 많이 찾는 데이터로 남아 있다. 1607개 기업 중 72%가 이 분야에 대한 공개를 요청받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산업 분야의 기업 중 약 50%가 환경 데이터를 공개했다”라며 “올해의 NDC 캠페인이 투자자로부터 전례 없는 지원을 받았다는 사실은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데이터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또한 “넷제로 목표에 대한 포트폴리오 조정을 추적하고 지속가능성과 관련된 기회를 확보하는 것은 보호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수익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세이 파이낸셜 홀딩스의 최고투자 책임자인 소피아 쳉(Sophia Cheng)은 “우리는 CDP에 대응하는 것이 기업 공개의 중요한 부분이자 투자자와 비투자자가 투자 대상자의 기후 거버넌스와 성과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믿는다. 우리의 경험에 따르면 기업의 절반 이상이 다음 해에 기후 관리 성과를 향상시켰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기후 변화 영향에 대한 정보를 공개한 일부 기업들이 이번엔 산림 및 수자원 보안과 같은 영역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 공개하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픽사베이
지난해 기후 변화 영향에 대한 정보를 공개한 일부 기업들이 이번엔 산림 및 수자원 보안과 같은 영역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 공개하라는 요청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픽사베이

 

기후 관련 데이터를 제출한 기업들, 이번엔 산림 및 수자원 보안 관련 데이터 공개를 요청받아

한편, 지난해 기후 변화 영향에 대한 정보를 공개한 BP, 아마존(Amazon),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Walgreens Boots Alliance)는 산림 및 수자원 보안과 같은 영역에 대한 데이터를 추가 공개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기업의 물과 산림 관련 데이터 공시 비율은 낮지만 이들에 대한 데이터 공개 요구가 3%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생명 공학 및 제약, 소매, 석유 및 가스 추출, 생산 기업이 올해 물에 대한 데이터 공개 요구를 받고 있으며 생산 공정 전반에 걸쳐 물을 많이 사용하고 오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진 의류 및 섬유 산업도 공개 주요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디다스, 나이키, 유니클로 등에 제품을 공급하는 선저우 인터내셔널 그룹(Shenzhou International Group)을 비롯한 몽클레어(Moncler), 스케처스(Skechers), 알도(Aldo), 샘소나이트(Samsonite)가 대표적이다.

그동안 기업들이 물이나 산림 관련 문제에 대응하지 않은 이유는 기업 인센티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DP의 기후 변화 공시 플랫폼은 현재 열려 있으며 제출 기한은 7월 26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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