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해 엄청난 수익을 낸 화석연료 기업의 미래가 달라질 것인가.
프랑스의 금융기관인 BNP 파리바가 2030년까지 석유 추출 및 생산 산업에 대한 대출을 80% 줄이겠다고 발표했고, 뉴욕 연금 주주들은 미국의 대형은행에게 기후 목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한 탓이다. 투자 분석가들은 화석연료 기업의 4분기 수익 또한 높을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지속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BNP 파리바, 2030년까지 석유 대출 80% 줄인다
지난 24일(현지시간), 프랑스 은행 BNP 파리바(BNP Paribas)는 석유 추출 및 생산 산업에 대한 미불 자금을 2030년까지 80% 줄인 10억유로(약 1조3400억원) 미만으로 삭감하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미불 잔고 잔액은 50억유로(약 6조7200억원)다.
BNP 파리바는 “지난 2016년에 석유 프로젝트 자금 조달을 중단했지만 이번 발표한 약속을 기점으로 탄소 배출을 억제하고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그 일환으로 석유 추출 및 생산에 대한 미결제 자금 조달을 줄이는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2025년까지 300억유로(약 40조3000억원)였던 이전 목표에서 2030년까지 저탄소, 주로 재생에너지 생산을 위한 자금 조달 목표를 400억 유로(약 53조 8000억원)로 높였다.
BNP 파리바는 이어 ”2030년까지 가스 추출 및 생산에 대한 미불 자금을 30% 이상 삭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 저탄소 부문으로 전환하겠다고 말해왔지만 많은 목표가 2030년까지 남아 있어 진행 상황을 평가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뉴욕 퇴직연기금, 은행에 엄격한 기후 배출 목표를 설정하도록 요구
지난 24일(현지시간), 뉴욕시 은퇴 연기금(New York City Retirement Systems)을 비롯한 5개 연기금 중 3곳이 4개의 대형 은행에 2030년 온실가스 배출 목표를 공개하도록 요청하는 주주 결의안을 제출했다.
새로운 주주 청원은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 골드만삭스 그룹(Goldman Sachs Group) 및 JP 모건(JP Morgan)을 포함한 캐나다 왕립은행(Royal Bank of Canada)에 제출되었다.
주주 결의안을 제출한 세 개의 연기금은 뉴욕시 직원 퇴직 제도(New York City Employees Retirement System), 뉴욕시 교사 퇴직 제도(Teachers' Retirement System of the City of New York) 및 뉴욕시 교육 위원회 퇴직 제도(the New York City Board of Education Retirement System)다.
올해 새로운 결의안을 제출한 뉴욕시 감사관 브래드 랜더(Brad Lander)는 "이들은 넷제로 목표를 설정하고 기후 위험에 가장 중점을 둔 연기금”이라고 전했다.
2022년 11월 기준, 3개의 연기금은 2억3904만달러(약 2956억원) 상당의 뱅크오브아메리카 주식 총 774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1억6882만달러 (약 2087억원)상당의 골드만삭스 주식 43만7000주, 4억1291만달러(약 5106억원) 상당의 JP 모건 주식 299만주와 2892만달러(약358억원) 상당의 캐나다 왕립은행 주식 29만3000주를 지니고 있다.
경찰과 소방을 대표하는 연기금은 참여하지 않았다.
랜더 감사관은 “주주 결의안에는 기업에게 과학 기반 넷제로 배출량 경로와 일치하는 절대 감소 목표를 요구한다”라며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면 탄소 중립 계획은 공허하게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년 시티그룹(Citigroup)이 2020년에서 2030년까지 에너지 대출 포트폴리오 전체의 배출량을 29% 줄이기 위해 내놓은 계획을 인용했다.
랜더 감사관은 인터뷰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기업의 넷제로 공약이 실현되는 것을 보고 싶어한다"라며 1년 이내에 경과 보고서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미국 정유사, 4분기 실적 호조 기대하지만 올해는 다를 듯
한편, 미국 정유업체들은 높은 마진을 유지한 덕분에 지금보다 더 높은 4분기 실적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작년에 석유를 휘발유, 디젤 및 제트 연료로 전환하여 얻은 이익과 함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공장이 완전히 가동되면서 생산량이 최고치를 기록한 덕분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조사 기업 리피니티브(Refinitiv)에 따르면 미국 정유사인 발레로 에너지(Valero Energy)는 1년 전 2.47달러(약 3054원)였던 주당 예상 수익이 약 3배인 7.19달러(약 8890원)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업체인 마라톤 페트롤리엄(Marathon Petroleum)은 1년 전 1.27달러(약 1570원)에서 주당 5.70달러(약 7048원)의 수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필립스66(Phillips 66)은 1년 전 2.88달러(약 3561원)에서 4.46달러(약 5514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투자 은행 튜더 피커링 홀트(Tudor Pickering Holt)의 투자분석가 매튜 블레어(Matthew Blair)는 로이터 통신을 통해 "4분기는 팬데믹 이전 이익을 훨씬 초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분기의 산업 이익은 주당 평균 3.95달러(약4880원)로 "전년 대비 아주 약간 낮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블레어 분석가는 “등유, 경유 마진 등 정제 마진이 극대화된 덕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높은 마진은 올해 지속되지 않을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미국 전략 비축유의 방출이 종료되어 시장의 신 원유 공급이 감소했고, 러시아산 원유 및 OPEC 수출 감소는 다른 정유업체의 이익을 줄일 것으로 전망되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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