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포집 및 저장 (Carbon Capture and Storage∙CCS)기술이 각광받으면서, 이에 대한 투자도 급증하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CCS기술에 약 70억달러(약 8조9000억원)의 예산을 할당하며 전폭적인 투자를 약속했다. 이는 탄소포집 톤당 85달러에 달하는 지원규모다. 지난 21년에는 CCS사업에 대한 글로벌 민간투자가 약 4배 증가해 14억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금액을 달성하기도 했다.

한편, CCS기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논란 또한 가중되는 모양새다.

옹호론자들은 CCS기술이 대기 중에 오랫동안 존재하는 탄소를 제거해 21세기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반면, 비관론자들은 탄소포집의 신뢰도를 의심하고 있으며 CCS분야에 '투자쏠림 현상'이 발생해 에너지 전환에 차질이 갈것을 우려하고 있다. 

아직까지 CCS기술이 신생단계에 있기에 섣불리 평가를 내리기는 이르지만, 양측의 입장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CCS기술 통해 감축 어려운 탄소배출 제거하고, 6000조원 규모의 시장 진출”

미츠비시 중공업의 탄소포집 시설 /OGM
미츠비시 중공업의 탄소포집 시설 /OGM

중공업, 화석연료, 철강업 등의 일부 산업은 사업 특성상 탄소배출감축이 매우 어려운 편에 속한다.  때문에, 해당 산업에 속한 기업들은 'CCS를 통한 탄소제거'를 탄소중립 전략의 핵심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포집된 탄소는 시멘트, 탄산음료, 비료등 다방면으로 활용될 수 있기에 사업적 가치 또한 높다.  

특히, 현재 탄소배출상쇄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나무심기' 위주의 자연기반솔루션(Nature-Based Solution)의 경우, 탄소 제거의 효과가 단기적이고 넓은 대지 면적을 필요로 하지만 직접공기포집(Direct Air CaptureㆍDAC) 등의 CCS기술은 적은 면적으로 중장기 탄소제거를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환경적인 메리트 또한 크다.

때문에, 기업들은 CCS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글로벌CCS연구소에 따르면, 2022년 글로벌 CCS시설의 총 포집 용량은 약 44% 증가하였으며, 22년도 한 해에만 약 61개의 사업이 시작되어 총 196개의 CCS사업이 운영될 예정이다.

최근에는 CCS사업에 대한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 및 파트너십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 정유업체 옥시덴탈 페트롤리엄은 탄소포집시설 건설에 10억달러(약 1조27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세계에서 가장 큰 직접공기포집 시설을 건설해 연간 약 50만톤의 탄소를 포집하고 탄소배출권을 판매해 수익을 벌어들이겠다고  선언했다.

지난 11월에는 미쯔비시 중공업과 엑손모빌이 탄소포집기술연맹(Carbon Capture Technology Alliance)을 창설하고 기업 고객들에게 탄소포집 솔루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미쯔비시 중공업은 14개의 탄소포집 시설을 건설하며 해당 분야에서 선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해당 업체들은 2050년까지 탄소포집 및 저장 사업의 시장 규모가 약 4000조에서 60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투자자들 또한 CCS사업 및 스타트업에 적극 투자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례로 지난 9월, 브룩필드 자산운용은 CCS기술에 약 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또한 영국의 CCS 스타트업 카본 클린은 사우디 아람코 에너지 벤처, 삼성벤처투자 등으로 부터 약 1500만달러 규모의 시리즈 C투자를 유치하기도 하는 등 CCS분야 내 스타트업에 대한 민간투자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CCS기술의 한계 존재…

투자확대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탄소중립 어젠다에 부합 못할 것

현재 포집된 탄소의 약 73%는 석유가스산업의 시추과정에 활용되고 있다. /IEEFA
현재 포집된 탄소의 약 73%는 석유가스산업의 시추과정에 활용되고 있다. /IEEFA

CCS기술에 대한 비관론자들은 탄소포집 기술의 신뢰도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 에너지경제 및 재무분석연구소(IIEFA)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13개 CCS사업(글로벌 탄소 포집 용량의 약 55%를 차지)을 분석한 결과,  탄소포집을 전혀 못하고 있거나 기존에 발표한 것보다 적은 양의 탄소를 포집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은 기업이 탄소 포집에 집중하여 탄소배출감축의 근본적인 해결책인 배출감축 및 에너지 전환에 소극적인 행동을 보일 것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현시점을 기준으로 포집된 탄소의 대부분이 다시 석유 및 가스 시추에 활용되기 때문에 환경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정유업체 셰브론은 CCS기술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약속하며 ‘항상 더깨끗한 에너지(EverCleaner Energy)’라는 표어를 사용했지만, 이면에서 석유 및 가스 증산 계획을 수립하며 그린워싱 소송전에 휘말리기도 했다. 

또한 연구기관들은 CCS기술을 통한 탄소포집이 실제 탄소중립 어젠다를 달성하는 데에 끼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CCS연구소에 따르면, 2021년에 CCS기술을 통해 포집한 포집량은 4000만톤에 불과하며, 2022년 계획된 사업을 모두 합치면 2억4400만톤 가량의 탄소가 포집될 예정이다. 하지만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탄소중립을 위해선 향후 8년간 약 17억톤의 탄소 제거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 작년 한 해에만 약 360억톤 가량의 탄소 배출이 발생했기에 CCS기술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에 제기되고 있다. 

과연 CCS기술이 기후변화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지, 아니면 단기적인 미봉책으로 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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