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 X(트위터)
이미지=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 X(트위터)

지난주 총선에서 승리한 노동당이 발 빠르게 기후 공약을 이행하고 있다. 

가디언,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레이첼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은 9일(현지 시각) "73억파운드(약 13조원) 규모의 국부펀드(National Wealth Fund, NWF)가 즉시 투자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리브스 장관은 "일주일 이내에 새로운 국부펀드를 설립하고 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될 주요 기관들을 한데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NWF는 항만, 기가팩토리, 수소, 철강 등 프로젝트가 정부와 민간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납세자 현금 1파운드당 약 3파운드의 민간 자금을 목표로 한다. 투자금은 영국 인프라 은행(UK Infrastructure Bank)이 관리하고, 영국 비즈니스 은행(British Business Bank)의 지원을 받아 관리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항만에 18억파운드(약 3조2000억원), 전기 자동차를 포함한 기가팩토리에 15억파운드(약 2조7000억원), 청정 철강에 25억파운드(약 4조4000억원), 탄소 포집에 10억파운드(1조8000억원), 친환경 수소에 5억파운드(약 90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리브스 장관은 NWF와 노동당의 다른 공약인 에너지 공기업 '그레이트 브리튼 에너지(GB에너지)'와의 차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GB 에너지는 청정 저탄소 에너지 생산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두 정책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당 총선 공약에 따르면, 정부는 GB에너지에 향후 5년간 83억파운드(14조원)을 투입하여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과 프로젝트에 투자할 예정이다.

 

런던 금융계 고위 인사들 참여하는 국부펀드 태스크포스 3월 이미 구성

리브스 장관은 9일 NWF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하는 런던 금융계 고위 인사들을 만났다. 아비바의 최고 경영자 아만다 블랑(Amanda Blanc), 낫웨스트의 최고 경영자 폴 사이어트(Paul Thwaite), 바클레이스의 최고 경영자 C.S. 벤카타크리슈난(C.S. Venkatakrishnan), 전 영란은행(BOE) 총재 마크 카니(Mark Carney) 등이 참석했다. 노동당은 지난 3월 TF를 구성하고 이행 방향을 논의하며 수개월 동안 준비해 왔다. 

리브스 장관은 NWF에 대해, "영국에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와 기업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 수 있도록 돕는, (호텔 고객편의서비스인) 컨시어지 서비스처럼 운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리브스 장관은 미국과 프랑스 등 다른 주요 서방 경제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영국이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오랜만에 투자자들이 영국을 바라보며 안정적인 정부를 가진 나라라고 말할 것 같다”며, “영국은 분명한 계획이 있고 선거 결과를 통한 분명한 권한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다른 몇몇 국가들과는 다른 점"이라고 덧붙였다. 

 

보수당의 신규 육상 풍력발전소 건설 ‘사실상 금지 정책’ 철회

전날인 8일(현지 시각)에는 육상 풍력 승인 절차 개선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가디언과 블룸버그 등은 리브스 장관이 보수당의 신규 육상 풍력발전소 건설을 사실상 금지하는 정책을 철회했다고 보도했다. 

2015년 영국 보수당 정부는 육상 풍력 발전 단지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발전 단지가 개발 계획에 명시된 적절한 지역에 위치하고 지역 사회의 지지를 받는 경우에만 건설할 수 있다는 요건을 도입했다. 웨스트 잉글랜드 대학교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2014년 사이에 157개 신규 풍력 발전소가 승인된 반면, 2016년~2021년에는 11개만이 승인됐다. 

리브스 장관은 '터무니없는' 사실상 금지 조치를 완전히 종식할 것이라고 말하며, 승인에 대한 결정이 지방 정부가 아닌 국가 차원에서 내려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전 규정에 따르면, 지방 정부가 신규 프로젝트의 건설을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을 가졌다.

노동당은 2030년까지 영국의 육상 풍력 발전 용량을 35기가와트로 두 배 이상 늘리겠다고 공약했다. 영국 에너지안보·넷제로부 데이터에 따르면, 풍력 에너지에 대한 지지율은 77%로 영국 국민들 사이의 폭넓은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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