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2050년 탄소중립 목표가 위기에 처했다.
22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전기차 보급 속도가 비싼 배터리 가격, 수소 등 대체 연료의 낮은 상업성 등으로 지연되면서 2050년 기후목표 달성이 위태롭다고 보도했다.
유럽감사원, "2035년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조치 재검토해야"
유럽감사원(European Court of Auditors, ECA)이 EU의 2035년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여전히 비싼 전기차 가격, 충전 인프라 부족, 수소 및 바이오 연료 등 대체 연료의 낮은 신뢰성 등으로 해당 시기까지 충분한 전기차 보급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035년 내연기관 신차 판매 금지 정책이 보류되면 2050년 탄소중립 기후목표 달성도 어려워진다.
EU는 2021년 7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강력한 의지 표명의 일환으로 ‘Fit fir 55’ 입법안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탄소배출량을 55% 감축하기 위해 기후, 에너지, 토지 사용, 운송, 과세 관련 정책의 법령을 수정 또는 제정하는 것이 법안의 골자다.
여기에는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하여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신차는 2035년 이후 출시할 수 없다는 규정도 포함돼 있다. 전체 탄소배출량의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도로 운송 부문 배출량 감축을 위해서다.
EU는 2030년까지 최소 3000만대의 무공해 자동차를 배치하겠다는 목표를 수립, 추진 중이다. 이는 현재 전체 등록 대수의 약 12%에 해당하는 수치다.
EU의 외부 감사기관 ECA는 22일(현지시각) 룩셈부르크에서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충전 인프라 부족, 비싼 배터리 가격, 아직 상업적 단계에 이르지 못한 대체연료 등의 문제로 전기차 보급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전기차로 유럽을 횡단하는 것은 여전히 어려운 일이다. 모든 충전소의 70%는 EU 27개국 중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3개국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ECA는 특히 동유럽 지역의 충전소 부족 문제가 크다고 지적했다.
EU산 배터리의 낮은 경쟁력도 문제다. ECA 보고서에 따르면,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가격은 EU의 광범위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상태다. EU 역내에서 생산되는 배터리는 전 세계 배터리 생산 비중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원자재 부문에서 대(對)중국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이다.
바이오 연료 등 대체 연료도 실질적인 대안은 못 된다. ECA 감사관 니콜라오스 밀리오니스(Nikolaos Milionis)는 "바이오 연료는 널리 보급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차 연료로 신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바이오 연료 가격은 너무 비싸며, 바이오 연료의 수입 또한 또다른 대외 의존도 문제를 야기하는 것이기에 올바른 대안은 아니라고도 덧붙였다.
기후 목표 추진하면 EU 산업 경쟁력 떨어져...
대중국 의존도 높아질 것
이날 브리핑에서 ECA 감사관 아네미 터텔붐(Annemie Turtelboom)은 EU의 친환경 정책이 모순적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2035년 기후 목표를 달성하려면 중국, 또는 미국으로부터 수입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 소비자들의 비용을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기후 목표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EU의 역내 산업 경쟁력을 희생시킬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기자들은 선거를 불과 몇 주 앞둔 상황에서 ECA가 EU 정책에 대한 경고성 브리핑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질문했다. 현재 유럽의 그린딜 정책은 정치적 반발에 부딪쳐 있기 때문이다. ECA 측은 브리핑 시기는 '우연'이었다며 자동차 업계 측과 최근 논의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부인했다.
터텔붐 감사관은 2026년이 분수량이 될 것이라며, EU 집행원회는 2026년까지 2035년 목표 달성을 위한 진행 상황을 평가하고, 필요할 경우 조정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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