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중국, 인도 등 주요 국가들의 기후 투자가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음에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실질적인 투자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 지난해 기후투자 사상 최대 기록했지만 IRA 목표 달성에는 부족…

신규 재생에너지의 전력망 연결이 병목     

먼저 미국이다. 프린스턴대학교, 매사추세츠 공과대학교, 로디움 그룹(Rhodium Group) 등 공동 연구진은 21일(현지 시각) ‘2023년 청정 투자: 전기 및 운송(Clean Investment in 2023: Assessing Progress in Electricity and Transport)’ 보고서에서 미국의 풍력 및 태양광 발전에 대한 투자가 2023년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 기후변화 목표 달성에는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미국은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40% 감축하겠다고 목표한 바 있다. 이는 2022년 제정된 사상 최대의 기후 투자 법안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명시된 내용이기도 하다.   

에너지 혁신(EI), 프린스턴 대학교의 REPEAT 프로젝트, 로디움 그룹이 보고서에서 미국이 기후 목표 달성에 실패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 CIM(Clean Investment Monitor)
에너지 혁신(EI), 프린스턴 대학교의 REPEAT 프로젝트, 로디움 그룹이 보고서에서 미국이 기후 목표 달성에 실패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 CIM(Clean Investment Monitor)

보고서는 문제가 되는 분야로 재생에너지 부문을 꼽았다. 대규모 재생에너지 설비들의 기존 전력망 연결 작업이 지연되고 있으며, 장비 조달 또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전기자동차 성장세는 목표 달성을 위한 시나리오에 충족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재생에너지 발전 및 저장설비가 2023년 32% 증가한 32.3GW로 급증했지만, 이는 목표 달성에 필요한 연간 46~79GW를 밑도는 수치다. 연구진은 2024년 이후 재생에너지 설치 용량이 연간 70~126GW로 더 늘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독일 등 EU 주요국 성장률 하향 조정…

선거 앞둔 집행위, 기후 투자 확대 가능할지 의문       

전 세계 기후 정책을 선도하는 유럽연합(EU)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21일(현지 시각) 프랑스 비영리 싱크탱크 기후경제연구소(14CE)는 ‘유럽 기후 투자 적자 보고서(European Climate Investment Deficit report)’를 발표, EU의 2030년 기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매년 4060억유로(약 585조원)의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022년 실물경제 투자가 4070억유로(약 586조원)에 달했지만, 2030년 기후 목표 달성에 필요한 연간 8130억유로(약 1171조원)에는 4060억유로(약 585조원)만큼의 격차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특히 수력 발전과 배터리 저장 부문 투자는 필요한 수준보다 더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반면, 풍력 발전을 위한 투자는 감소하고 있다며 전체 22개 부문 중 20개 부문이 기후 투자 부족에 직면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에너지, 건물, 교통 등 EU의 탈탄소화 핵심 경제 부문에 대한 공공 및 민간투자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보고서다.  

문제는 투자 확대를 위한 EU 내 합의 도출이다. 오는 6월 EU는 다음 5년 임기(2024~2029년)을 위한 선거를 앞두고 있다. 현재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Ursula von der Leyen) 집행위원회 위원장도 연임 출마를 공식 선언한 상태다.

한편 EU는 지난 10일(현지 시각) 회원국의 국가 부채를 국내총생산의 60%, 공공 적자를 3%로 제한하는 지출 규칙 개혁에 합의한 바 있다. 적자를 줄이고 정부 부채 누적에 한계를 두기 위해서다.   

현지 언론 유렉티브(Euractiv)는 주요 경제국인 독일이 이번 분기 경기 침체가 예상되고 프랑스 또한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면서 기후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다소 암울하다고 전망했다.

 

중국, 인도… 고금리, 물가상승, 공급망 문제 등으로 기후 목표 달성 어려워

탄소배출량 상위 국가인 중국과 인도 또한 기후 목표 달성에 실패할 수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

에너지컨설팅기업 우드 맥킨지(Wood Mackenzie)는 21일(현지 시각) ‘에너지 전환 전망: 아시아 태평양(Energy transition outlook: Asia Pacific)’ 보고서에서 2005년부터 2030년까지 중국의 배출 강도는 목표치 65%보다 낮은 60%, 인도는 목표치 45%보다 낮은 30%에 머물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인으로는 자본 집약적인 재생에너지 산업에 불리한 고금리 현상, 비용 상승을 견인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공급망 문제 등을 꼽았다.

한편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전기차 보급 전망은 긍정적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기차 수는 현재 2400만 대에서 2050년까지 6억3500만 대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성장 동인으로는 전기차의 경제성 증가와 지역 내 자원 가용성을 꼽았다.   

우드 맥킨지 에너지전환 연구 애널리스트 로슈나 나자르(Roshna Nazar)는 “몇몇 지역은 순배출량 제로 달성 목표를 수립했지만, 현재 이를 달성한 국가는 거의 없다”며, “전환을 촉진하고 배출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강력한 탄소 가격 책정, 세금 인센티브, 이를 지원하기 위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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