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현지시각) 유럽의회가 세계 최초로 녹색채권 발행에 대한 자발적 기준을 승인했다.
유럽 경제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새로운 녹색채권 기준은 투자 포트폴리오에 녹색채권을 추가하기를 바라는 투자자들에게 채권 발행 기업에 대한 더 많은 확신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세계 최초 녹색채권 표준 승인
표준은 자발적… 시장에서 널리 사용돼 존재가치 인정받아야
유럽의회가 녹색채권을 발행하는 기업에 대한 새로운 기준을 승인했다. ESG 투자자들을 위한 올바른 정보 제공과 함께 그린워싱 및 오해의 소지를 주는 기후친화적 주장을 방지하는 것이 목표다. ESMA(유럽증권시장청)가 담당기관으로서 녹색채권 발행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심사자들을 감독할 예정이다.
유럽 집행위원회 재무국장 메어리드 맥기네스(Mairead McGuinness)는 녹색채권 기준 제정을 위한 본회의 연설에서 “유럽녹색채권 표준은 EU의 분류체계와 지속가능성 추구를 위해 제정된 세부 기준에 기반하고 있다”며 "새로운 표준을 활용하면 발행인과 투자자 모두 채권의 신뢰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유럽연합에서 녹색채권을 발행하고자 하는 기업은 채권 수익의 사용처에 대한 정보를 공개해야 한다. 규정에 따르면 녹색채권 발행으로 조달한 재원의 85%는 유럽연합의 지속가능한 활동을 위한 ‘택소노미(Taxonomy, 과세체계)’에 부합하는 활동에 쓰여야 한다.
유럽은 2020년 기준 전 세계 녹색채권 거래량의 51%를 차지할 정도로 녹색채권 발행이 많은 지역이지만, 녹색채권 발행액수는 전체 채권 발행액의 3~3.5%에 불과하다.
맥기네스 재무국장은 이번 유럽 녹색채권 표준은 자발적이라며, 시장에서 표준이 널리 사용돼 존재가치를 증명해야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번 표준 제정이 녹색투자 자본 조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산화탄소보다 더 나쁜 F-가스…
2035년부터는 히트펌프에도 사용 금지
5일(현지시각) 유럽연합은 또 하나의 기후친화적 협상을 타결했다. 2050년까지 F-가스(불소화 온실가스) 사용을 단계적으로 저감해 완전히 퇴출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F-가스는 냉장고, 에어컨, 히트펌프 등의 가전제품 개폐 장치의 냉매로 사용되는 인공 가스를 말한다. 수소불화탄소(HFC)·과불화탄소(PFC)가 대표적이다. F-가스는 오존층 파괴 물질인 프레온 가스의 대체제로 개발됐지만, 지구 온난화에 이산화탄소의 2만5000배에 달하는 악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연합은 이번 규제 도입으로 F-가스를 사용하는 히트펌프, 냉장고 등의 제품 판매를 점진적으로 금지할 예정이다. 규제 적용 시기는 제품마다 다르며, 히트펌프의 경우에는 2035년부터 F-가스 사용이 전면 금지된다.
HVAC(냉방, 환기, 난방 등 공기조화 기술) 산업협회(EPEE)는 유럽의회의 접근방식이 독단적이라며 이번 규제안이 유럽연합의 탈탄소화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반발했다.
반면 유럽의회 의원 베이스 아이쿠트(Bas Eickhout)는 “유럽 기업들은 이미 F-가스에 대한 친환경 대안을 개발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 법은 기후와 유럽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2조유로 투자하면 화석연료 벗어난 에너지 독립 가능
이러한 유럽연합의 친환경 노력에 부응하는 희망적인 연구도 발표됐다.
5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유럽이 2040년까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에 약 2조유로(약 2843조원)를 투입하면, 화석연료에서 벗어나 자립 가능한 유럽연합의 에너지 인프라 구축이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포츠담 기후영향연구소(Potsdam Institute for Climate Impact Research)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의 독자적인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2030년까지 연간 1400억유로(약 199조원), 그 이후 10년 동안 연간 1000억유로(약 142조원)의 투자가 필요하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투자는 육상의 풍력발전에 투입되어야 하지만, 태양광, 수소 및 지열 에너지도 2030년까지 유럽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기 위한 핵심 축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9월 유럽연합은 재생에너지 목표 상한법을 최종 승인한 바 있다. 법안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2030년까지 유럽 내 전체 에너지 중 42.5%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 이는 기존의 32% 목표를 상향한 것이다.
이번 연구를 공동 진행한 로이터 통신은 “이러한 수치는 상당히 희망적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로 전력 공급 시스템의 현상 유지를 위해 추가로 지출한 예산만 지난해 7920억유로(약 1126조원)”라며, “이를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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