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현지시간), 환경 및 법률 캠페인 단체 클라이언트 어스(ClientEarth)가 영국 고등 법원에 셸(Shell)의 이사 11명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셸이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보다 야심차고 일관성 있는 전략을 수립하도록 하는 것이 이들의 목표다.
클라이언트 어스는 셸이 영국 기업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이 법은 상장 기업이 회사가 직면한 위험을 적절하게 관리하도록 강제하고 있다. 클라이언트 어스는 이 법이 물리적, 이행 및 평판 리스크를 비롯한 기후 관련 리스크까지 포함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클라이언트 어스는 성명에서 "세계 각국과 고객이 더 저렴하고 깨끗한 에너지를 선택하고 있기 때문에 미래의 에너지 시장에서 이 회사가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셸이 화석 연료에서 벗어나 다른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해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셸 이사회가 현재 그러한 변화를 만들기 위해 가지고 있는 계획이 비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클라이언트 어스는 셸의 토큰 주식만을 보유하고 있지만 다른 에너지사들이 이 캠페인을 지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영국 연금 기관인 런던 CIV(London CIV), 네스트(Nest), 덴마크 연기금(Danica Pension), 스웨덴 국민연금(AP Pension), AP3가 포함된다. 프랑스 자산운용사 산소(Sanso IS), 덴마크 단스케 은행(Danske Bank Asset Management) 및 벨기에의 금융기관 데그루프 피터컴(Degroof Petercam) 등도 여기에 참여했다. 이들 기관 투자자들은 총 1000만 주 이상의 셸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네스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 마크 포셋(Mark Fawcett)은 “우리는 전체 에너지 산업이 일어나 주목하기를 바라고 있다. 2023년은 2050년까지 넷제로를 유지하려면 중요한 해이며 이 사례는 셸이 주요 변경 사항을 도입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셸 이사회 소송, 이번이 처음이 아니야
셸의 이사회가 소송에 휘말린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4월, 환경단체 ‘지구의 친구들(Friends of the Earth)'의 네덜란드 지부, ‘밀리우데펜시(Milieudefensie)’는 셸의 CEO, 벤 반 뷔르덴(Ben Van Beurden)을 포함한 이사회에 서한을 보낸 바 있다.
지구의 친구들은 지난 2020년, 셸을 상대로 한 기후 소송에서 승소했다. 네덜란드 헤이그 지방 법원은 셸에게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019년 수준에서 45%까지 줄이라는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지구의 친구들은 “셸이 판결 이후 즉시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의도적으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라며 셸 이사회에 소송을 제기했다.
셸의 탄소 감축 목표에는 2030년까지 배출량을 50% 이상 줄이는 것이 포함되지만 전략에는 전면적인 감소보다는 탄소 저장 및 상쇄를 사용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어 문제로 지적됐다.
이에 대해 셸은 항소했고, 지구의 친구들은 셸이 판결을 이행할 의도가 없다고 판단했다. 네덜란드의 캠페인 책임자, 나인 드 파테르(Nine de pater)는 "셸의 배출량은 현재 정책으로는 충분히 감소하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증가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셸이 재생에너지 보다 화석연료에 훨씬 더 많은 투자를 할 계획이라는 비즈니스 전략을 증거로 들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 기후 리스크 관리않는 기업의 이사회에 반대 표를 던지겠다 예고
1조 3500억달러(약 1705조원) 규모의 노르웨이 국부펀드(Norway Wealth Fund)는 지난 9일(현지시간), 기후 리스크 관리에 대한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되는 기업 이사회에 반대 표를 던짐으로써 기업들과의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르웨이 중앙은행에서 관리하는 이 펀드는 석유 및 가스 생산으로 인한 국가 수입을 투자하고 세계 최대 투자자 중 하나로 70개국 9200개 기업에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이 펀드는 ‘책임감 있는 투자에 대한 연례 보고서’를 발간하고 "회사가 기후 위험에 대한 감독, 관리 또는 공개에 중대한 실패를 경험한 경우 이제 이사회 구성원에 대해 투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펀드는 투자하는 기업과 함께 오랫동안 기후 변화에 관여해 왔다. 작년에는 기후 위험을 적절하게 관리하지 못해 18개 회사의 61명의 이사 재선에 반대 표를 던진 바 있다.
노르웨이 국부 펀드의 최고 거버넌스 및 규정 준수 책임자인 카린 스미스 이헤나초(Carine Smith Ihenacho)는 “그 숫자는 올해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올해 반대표를 던질 기업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중공업, 시멘트, 철강, 전기, 석유 및 가스 부문과 같은 최대 배출국에 다시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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