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스카라의 홈페이지.
 룩스카라의 홈페이지.

독일의 재생에너지 자산운용사 룩스카라(Luxcara)가 북해 연안 해상풍력단지 ‘워터칸트(Waterkant·300MW)’ 프로젝트에서 중국 밍양스마트에너지(Ming Yang Smart Energy)와 맺은 터빈 공급 계약을 철회하고, 독일 지멘스 가메사(Siemens Gamesa) 제품으로 교체하기로 했다.

룩스카라는 25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자사의 최대 규모 해상풍력단지인 ‘와테레케(Waterekke·1.5GW)’와의 운영 효율성을 이유로 공급사를 바꿨다고 밝혔다. 두 프로젝트의 운영·설치·조달 과정을 묶어 추진하는 것이 비용 효율성과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이를 위해 워터칸트용 19기, 와테레케용 97기 등 총 116기의 지멘스 가메사 터빈(1기당 15.5MW)을 예약했다.

룩스카라는 정치적 고려가 결정적 요인은 아니라고 했지만, 공급망 안정과 기술 의존도 완화, 안보 측면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산 터빈 철회 배경…“운영 효율성+안보 리스크 완화”

이번 결정은 유럽연합(EU)이 지난해부터 중국 풍력 제조사의 시장 왜곡 여부를 조사하는 가운데 나왔다. 밍양과의 계약이 알려진 뒤 독일 전 경제장관과 유럽 업계는 중국 기업의 핵심 인프라 접근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노아 바킨 로듐그룹 선임고문은 “룩스카라가 결정을 번복하면서 메르츠 총리가 직접 거부권을 행사할 필요가 사라졌다”며 “연말 첫 중국 방문을 앞둔 메르츠 정부에 최적의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다만 지멘스 가메사의 공급 능력과 품질 문제는 여전히 변수다. 최근 육상 터빈에서 품질 결함이 잇따르며 대규모 수리 비용을 떠안았고, 그 여파로 재무 상황도 악화됐다. 바킨 고문은 “워터칸트 프로젝트를 차질 없이 수행한다면 유럽 기업이 중국 기업에 맞설 현실적 대안임을 증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밍양스마트에너지는 계약에서 제외됐지만, 기술 혁신과 현지 협력, 생산기지 설립을 이어가며 독일 시장 진출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워터칸트 프로젝트는 독일 경제배타수역(EEZ) 내 N-6.7 부지에서 추진되며, 2028년 말까지 전력망에 연결돼 최대 4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인접한 와테레케 프로젝트는 2029년 가동을 목표로 하며 최대 20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두 프로젝트를 합치면 약 1800MW 설비 용량으로, 독일 정부의 ‘2030년 해상풍력 30GW 달성’ 목표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룩스카라는 2009년 함부르크에서 설립된 독립 자산운용사로, 약 60억유로(약 9조7089억원) 규모 자산을 운용하며 장기 ‘매입·보유(buy-and-hold)’ 방식으로 유럽 전역의 신재생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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