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물흐름 감소하는 리스크냐, 운임 상승하는 기회냐
- 해운업계의 전략 조정… "중국 리스크와 홍해 우회에 대비"

일본 최대 해운사인 닛폰유센(Nippon Yusen, NYK)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세계 물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인해 수요가 줄고, 결과적으로 화물 흐름이 둔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2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소가 타카야 NYK 사장은 인터뷰에서 “관세는 겉으로는 소비자가 부담하는 것이 아니지만, 실제로는 소비자에게 전가돼 물류 실질 흐름을 감소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며 “이는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화물흐름 감소하는 리스크냐, 운임 상승하는 기회냐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수입에 대해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모든 교역 상대국에 대해 ‘상호관세(Mirrored Tariffs)’ 적용을 예고했다. 이로 인해 수출 주도형 일본 경제는 물론, 아시아 전체의 물류 기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상이 제기된다.

한편 소가 사장은 “물동량이 줄면 수익성도 악화되지만, 반대로 관세로 인한 통관 절차의 복잡화는 물류 병목현상을 초래하고, 이는 오히려 선박 수요를 자극해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관세가 해운업계에 일부 긍정적인 기회를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중국이 미국을 우회해 다른 국가에서 원자재를 조달하게 되면, 닛폰유센(NYK) 입장에서는 새로운 항로와 수송 수요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도입을 앞두고 12월에는 일반 소비재에 대한 사재기로 화물 이동이 급증했지만, 관세 시행 이후 자재 흐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한다.  

 

해운업계의 전략 조정… "중국 리스크와 홍해 우회에 대비"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중국에서 건조된 선박, 또는 중국 국기를 단 선박이 포함된 함대에 대해 미국 항만 이용 시 추가 요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소가 사장은 “정책 시행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문제”라며 “중국 조선소에 대한 선박 발주를 당장 중단하긴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중동을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홍해를 통과하는 수에즈 운하 대신, 많은 선박들이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경유하는 장거리 항로를 택하고 있다. 서방 세력의 영향력을 견제하려는 성격으로 해석되는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으로 인해 지난해 선박들은 수에즈 운하에 정박하지 못했다. 소가 사장은 “이로 인해 선박 회전율이 낮아지고 예비 선복량이 시장에 흡수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홍해와 연결된 수에즈 운하(빨간선)를 이용하지 못하고,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파란 점선)을 따라 우회하는 루트
기존 홍해와 연결된 수에즈 운하(빨간선)를 이용하지 못하고, 아프리카 남단의 희망봉(파란 점선)을 따라 우회하는 루트

소가 사장은 "닛폰유센이 파나마운하 당국에 자사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대해 1등급 우선 통과권 복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앞서 파나마운하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선박 정체 현상이 일어나 일부 연료 운반 선박에 대해 우선 통과권을 부여하기도 했으나, 재편성 과정에서 일본으로 가는 LNG 운반선은 이 목록에서 제외된 상태다.

연료 운송이 안정적으로 가능해야 장기적인 공급계약이 가능하기 때문에 요청에 대한 답변에 따라 일본 해운산업은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 2022년 기준 전체 천연가스 수입의 약 12%를 미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단일 국가 기준으로 이 수입 비중은 호주, 카타르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리고 이 의존도는 계속 증가 추세에 있으며, LNG 수요 또한 에너지 가격이 상승했던 23년을 제외하고는 계속 증가 추세에 있다. 따라서 한국 역시 파나마운하 통과 조건 변화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대체 항로 및 선복 전략 재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어 관련 업계의 대응 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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