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많은 탄소를 배출하는 중국이 녹색 전환을 위해서 전력망 업그레이드에 6년간 8000억 달러(약 1109조원) 이상을 투자한다고 파이낸셜타임즈가 9일(현지시각) 전했다.
이 투자는 중국의 전력망이 석탄 발전에서 재생 에너지로 빠르게 전환함에 따라 에너지 시스템의 부담을 극복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은 재생 에너지에 가장 투자를 많이 하는 국가다. 그런데 기존의 전력망이 재생 에너지 발전량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부적합해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올해 첫 4개월 동안 중국은 전력망 프로젝트에 1229억 위안(약 23조원)을 투자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24.9% 증가한 수치다. 이는 미국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35억 달러(약 5조원)와 비교되는 수치다.
리서치 그룹인 리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에 따르면, 중국의 예상 자본 지출은 올해 약 1020억 달러(약 141조원)에서 2030년까지 1570억 달러(약 217조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거액 투자에도 전력망 문제는 여전해......그래도 계속 투자할 듯
이렇게 중국정부가 거액을 전력망에 쏟아부어도 문제 해결은 아직 멀어보인다.
지난 1년 동안 중국 5개 성의 100개 이상의 현과 시에서 새로운 소규모 태양광 발전소의 배전선 연결을 중단했다. 중국의 34개 성(省)급 행정부 중 최소 12개는 태양광 사업자에게 에너지저장장치(ESS)로 전력망의 부담을 완화하도록 요구했을 정도로 많은 지역에서 전력망이 한계에 도달했다. 재생 에너지 발전량이 급증해서 전력망이 모두 소화하지 못해 버려지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싱크탱크 클라이밋 에너지 파이낸스(Climate Energy Finance)의 중국 에너지 분석가 쓰양 동(Xuyang Dong)은 "현재 지출 수준은 중국의 태양광 및 풍력 신규 용량 추가 증가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며 "인공지능, 데이터 센터 및 전기차에 필요한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장기적으로 가속화되어 2006년 12%에서 2023년 19%로 증가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은 전 세계 송전망 확장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적으로 중국이 10년 미만의 송전선 비율이 가장 높다고 보고했다. 여기에는 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동부와 최대 수요 중심지인 서부와 북부 지방을 연결하는 50만km 이상의 노선이 포함된다.
쓰양 동은 "가까운 장래에 석탄 사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중국이 전력망 구축, 업그레이드 및 현대화를 우선시하고 충분한 배터리 저장 용량을 배치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정부는 14억 명의 국민에게 효율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해 전력망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시장 시스템에 대한 지출을 다시 늘렸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2030년에 탄소배출량 피크를 달성하고, 206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이중 목표를 세웠다. 이를 달성하려면 전력망 제약을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용평가기관 피치(Fitch Ratings)도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 속도가 전력망 확장 속도를 능가해, 단기적으로 중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출력 제한이 빈번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연구 그룹인 우드 맥켄지(Wood Mackenzie)에 따르면 중국은 2023년 전 세계 풍력 발전 용량의 65%, 전 세계 태양광 발전 용량의 60%를 차지했다. 또한,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2030년 중국의 배터리 저장 용량이 2021년 수준보다 70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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